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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 가이드

판례로 보는 인사관리 | 계약직 - 2 재계약을 기대할 권리가 있나요

노무법인 넥스트2026.10.06

안녕하세요. 노무법인 넥스트입니다.

현장에서는 "여러 번 계약갱신을 하는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그래서 횟수를 줄이려고 계약기간을 잘게 쪼개시기도 합니다. 그런데 판례에서 횟수는 생각보다 약한 요소입니다. 14회를 갱신하고도 부정된 사건이 있고, 한 번도 갱신하지 않았는데 인정된 사건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근로계약·취업규칙·단체협약 등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계약 체결의 동기와 경위,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실태, 업무의 내용 등을 종합할 때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면 갱신기대권을 인정합니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 이 글에서 다루는 것 — 갱신기대권이 생기는 요건과 실제로 결론을 가른 요소

▸ 다루지 않는 것 — 기대권이 인정된 뒤 거절할 수 있는 이유(다음 글에서 다룹니다)

규정을 촘촘히 쓸수록 기대권이 생깁니다

역설적이지만 이것이 핵심입니다.

"인사고과 등을 참작하여 재계약할 수 있다" 정도는 재량 규정으로 읽혀 기대권의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규정을 사용자가 연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에 비로소 적용되는 규정에 불과하다고 본 원심을 수긍했습니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0두24128 판결).

반면 위 2007두1729 판결의 회사는 1일 콜 횟수와 교통법규 위반 같은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없는 심사기준표를 만들어 총점 70점 이상이면 전원 계약을 연장해 왔습니다. 이 순간 규정은 의무 규정이 되고 기대권이 섭니다.

▸ 평가 규정을 정비하실 때 점수 기준을 쓸 것인지를 먼저 결정하십시오. 예를 들면 "70점 이상이면 갱신한다"고 쓰면 그 기준을 지켜야 하고, 재량을 남기려면 규정을 느슨하게 두되 대신 운영도 그에 맞춰야 합니다. 규정은 재량인데 운영은 자동 갱신인 조합이 가장 위험합니다.

무엇이 실제로 결론을 갈랐나요

판례를 모아 보면 자주 등장하는 요소의 순서가 보입니다.

첫째, 규정과 그에 따른 평가의 실제 실시. 인정된 사건들은 거의 예외 없이 평가 규정과 그 결과를 재계약에 반영한 실태를 함께 갖췄습니다. 단체협약이 실효된 뒤에도 평점 70점이면 계속 근무한다는 부분은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남는다고 본 사건이 그 예입니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2665 판결).

둘째, 갱신 관행의 실태. 대부분이 갱신되고 만료 퇴직자가 없다면 인정 쪽으로, 갱신되지 않은 사람이 계속 있었다면 부정 쪽으로 기웁니다.

셋째, 업무의 상시·계속성. 다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해, 법원은 그 업무에 그 인력을 유지할 필요성이 있는지도 함께 봅니다.

넷째, 갱신 횟수. 가장 약합니다. 대법원은 5회를 갱신했어도 갱신 규정이 없고 오로지 재량으로 결정해 왔다면 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고, 하급심에서는 14회를 갱신한 사건에서도 부정되었습니다. 횟수가 의미를 갖는 것은 갱신이 형식적·기계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 주는 간접사실로 쓰일 때입니다.

▸ 계약기간을 잘게 쪼개는 것은 대책이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짧고 불규칙한 갱신은 무기계약 전환을 피하려는 의도로 읽힐 수 있습니다. 손봐야 할 것은 기간이 아니라 규정과 운영의 일치입니다.

공백을 두거나 공개채용으로 바꾸면 되나요

두 방법 모두 양날의 칼입니다.

공개채용은 시점에 따라 정반대의 의미를 갖습니다. 기대권이 형성되기 전에 실질적 경쟁이 이루어지는 공개채용이 끼어들면 근로관계가 단절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기대권이 형성된 뒤에 신규채용 절차를 강요하면 그것 자체가 위법한 갱신거절이 됩니다. 대법원은 갱신기대권이 있는 근로자에게 일반 응시자가 참여하는 공개채용절차에 합격해야만 갱신해 주겠다는 조치는 그 기대권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고, 응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한 갱신거절을 부당해고로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두8225 판결).

계약서 문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지막 재계약에서 더 이상 재계약이 불가함을 분명히 고지한 사안에서는 기대권이 부정되었으나, 이는 앞선 운영이 함께 평가된 결과이지 문구 한 줄로 정리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 공개채용으로 전환하실 거라면 기대권이 생기기 전에 하셔야 하고, 이미 생긴 뒤라면 사전 동의 절차나 가점 기준 같은 완충 장치가 필요합니다. 아무 장치 없이 전환하면 그 자체가 다툼거리가 됩니다.

※ 여기서 잠깐! 기간을 정했다는 것이 형식에 불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없나요?

인정되는 케이스가 있지만 드뭅니다. 근로계약서는 처분문서여서 반증이 없으면 기재대로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인정된 사례는 국가 재정지원이 계속되고 주무부처가 재계약 협조 공문까지 보냈으며 그 전 고용자들이 해마다 별문제 없이 갱신되어 온 경우처럼(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두5673 판결), 사정이 여러 겹으로 쌓인 사건들입니다.

★ 이 글의 핵심

갱신기대권은 회사가 무엇을 약속했느냐가 아니라 회사가 스스로 만들어 온 구조에서 생깁니다. 요건을 충족하면 재량 없이 갱신되는 구조를 만들어 두었다면 규정 한 줄로 기대권이 서고, 아무 규율 없이 재량으로만 결정해 왔다면 다섯 번을 갱신해도 서지 않습니다. 관리할 것은 횟수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1. 취업규칙·단체협약·채용공고·내부 지침에서 갱신이나 전환을 언급한 문구를 전수 확인하고, 재량 규정인지 의무 규정인지 구분해 두십시오.
  2. 평가 제도를 두셨다면 실제로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갱신 여부가 달라지도록 운영하십시오. 평가만 있고 결과가 전원 갱신이면 규정보다 관행이 우선합니다.
  3. 공개채용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면 시점과 절차를 먼저 설계하십시오. 기대권 형성 후의 전환은 별도 정당화가 필요합니다.

오늘 다룬 질문은 "재계약을 기대할 권리가 있는가"였고, 답은 횟수가 아니라 규정과 운영의 구조에서 생긴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기대권이 인정된 경우에 갱신을 거절할 만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다룹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규정과 갱신 실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하시면 노무법인 넥스트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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